전현무계획2 인천 쭈꾸미 샤브샤브 주꾸미 냉이 샤부샤부 쭈꾸미볶음
봄이 오면 꼭 찾아가야 할 한 그릇, 인천 만석동의 주꾸미 냉이 샤부샤부와 볶음 봄은 유난히 짧다. 그 짧은 계절을 더 짧게 느끼게 하는 이유가 있다면, 바로 제철 음식 때문이다. 1년에 단 몇 주, 알이 꽉 차고 살이 오른 봄 주꾸미는 그 중에서도 진미로 꼽힌다.
특히 인천 만석동에는 봄만 되면 미식가들이 몰려드는 노포가 있다. 이곳은 과거 쭈꾸미 골목으로 불렸던 거리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원조 쭈꾸미집이다. 전현무와 곽준빈이 프로그램 전현무계획2에서 발 빠르게 찾아간 것도 그 이유다. 손맛 하나로 수십 년을 버텨온 이곳의 봄 주꾸미는 특별함이 있다.
주인장은 안면도 출신이다. 그래서일까. 서해 앞바다에서 갓 잡은 쭈꾸미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, 냉이조차도 직접 안면도 노지에서 공수한다. 그 정성과 뚝심이 오롯이 담긴 한 상은 그저 한 끼 식사가 아니라, 봄이라는 계절 전체를 먹는 기분을 선사한다. 먼저 샤부샤부가 상에 오른다. 투명한 육수에 냉이가 먼저 들어간다. 김이 올라오면서 퍼지는 냉이 특유의 향긋함이 마음부터 녹인다. 그리고 이어지는 주인공, 봄 주꾸미. 알이 터질 듯 꽉 찬 주꾸미는 차진 식감과 동시에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다. 살짝만 데쳐낸 쭈꾸미를 사장님표 수제 초장에 콕 찍어 입에 넣으면, 입안 가득 봄이 들어온다. 냉이의 풋풋함, 쭈꾸미의 고소함, 초장의 새콤달콤함이 한 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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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집의 냉이 샤부샤부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식재료의 신선함 때문만은 아니다. 봄이라는 계절의 기운을 온전히 담아낸 듯한 구성, 그리고 과하지 않게 절제된 양념의 힘이 크다. 무엇보다도 육수마저 국물 한 방울 남기기 아까울 정도로 깊다. 냉이와 주꾸미에서 우러나온 국물은 해장으로도 제격이다. 샤부샤부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두 번째 주인공, 쭈꾸미볶음이 등장한다. 냄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촘촘히 들어찬 주꾸미 위로 매콤한 양념이 윤기 있게 코팅되어 있다. 양념은 달달하면서도 중간중간 톡 쏘는 고추씨의 알싸함이 살아 있어 먹는 이의 입맛을 제대로 자극한다. 전현무가 ‘백만불짜리 양념’이라고 극찬한 이유가 충분하다. 맵기 조절도 절묘해서 혀가 얼얼할 정도는 아니지만, 밥 한 공기가 절로 생각나는 강렬함이 있다.
볶음에는 냉이가 다시 한 번 등장한다. 잘게 썬 냉이가 양념과 어우러져 볶아지며 봄의 온기를 불어넣는다. 냉이의 따뜻한 성질 덕에, 자칫 맵기만 한 쭈꾸미볶음이 아닌, 몸이 따뜻해지는 한 접시로 완성된다. 냉이와 쭈꾸미의 조화는 낯설지만, 한 번 맛보면 다시 찾게 되는 궁합이다. 볶음 뒤 마무리로 볶음밥을 시켜 눌러 붙게 지글지글 구워 먹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. 봄이 주는 한 끼의 보상이다. 이 집의 쭈꾸미가 특별한 이유는, 단순한 식사가 아닌 제철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. 사장님은 새벽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항하는 주꾸미잡이 배를 통해 직접 쭈꾸미를 공수한다. 1시간 반 항해 끝에, 미리 쳐놓은 그물을 끌어올리면 한가득 담긴 주꾸미들. 탱탱하게 오른 제철 주꾸미는 바로 이 과정 속에서 오는 싱싱함과 시간의 신선도를 담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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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곳을 찾는 단골들은 이런 노력과 정성을 알고 있다. 그래서 더 애정이 깊고, 봄이면 반드시 이곳에 들른다. 노포가 갖는 진정한 가치는 메뉴판이 아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존재한다. 그리고 이 만석동의 쭈꾸미집은 그런 기억을 해마다 갱신시켜주는 곳이다.
인천의 바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만석동. 그곳에서 마주한 쭈꾸미 냉이 샤브샤브와 볶음은 단순한 봄 요리가 아니다. 그것은 오래된 손맛과 계절의 감각, 바다와 땅이 어우러진 협업의 결과물이다. 봄이 짧아 서운한 이들에게, 이 집의 주꾸미는 한 철을 온전히 채워줄 따뜻한 한 그릇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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